첫눈

                   안병무

우리집
앞마당에
첫눈 내렸네.

겨울이 보낸편지
콩알보다 작지만
사연은 듬뿍.

반가워 만지니
부끄러워
녹아버리네.

아하!
겨울은
첫눈이 알리는구나.


어제와 오늘 이틀 연속으로 눈이 내렸다. 기억으론 첫눈다음날 눈이온적은 없었던거 같은데..
어제 첫눈을 맞고 퇴근 후 바로 초등학교 졸업문집을 찾아봤다. 17명서 졸업한 시골의 학교였지만 멋진 담임선생님 덕에 무엇보다도 훌륭한 졸업선물 되었던 문집.
문집에 넣을 동시를 위해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때론 반 강제적으로 한적도 있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니 무었보다도 소중한 선물로 남았다.
시간이 흘러 기억속의 동시와 문집의 동시와 차이는 있지만 첫눈이 내리는 날이면 초등학교 6학년때 썻던 동시가 생각나곤 했다.
첫눈 뿐만이아니라 학교 텃밭에 옥수수를 수확할때나 운동회 때나 소풍 등 일이 생기면 당시 담임 선생님께선 글쓰기를 시키셨다.
지금은 이름도 없어지고 분교가 되었지만, 모교에 대한 추억은 영원할 것이다. 매년 첫눈이 내리는 것 처럼...


2007/11/20 - [그놈/생각] - '첫눈'에 대한 기억...

'문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갱년기 여성들의 고함 : 메노포즈(Menopause)  (0) 2007.08.10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0) 2007.08.02
거울신화 사진전  (0) 2007.06.23

오늘 새벽에 '첫눈'이 내렸다는 사실을 알았다. 평소와 마찬가지로 5시 즈음에 일어나니 평소와 다르게 밝다는 느낌이 들었다 점퍼를 챙겨 입고 마당에 나가니 새하얀 눈이 슬리퍼 위로 올라왔다.
생각에 빠져들 틈도 없이 마당비를 찾아 화장실과 사랑채로 향하는 길을 내고 하늘을 올려다 보니 쏟아질듯한 별빛에 빠져들 것만 같았다.
별빛이 마당에 내려앉은 '첫눈'에 반사되어 평소와 다르게 밝았던 것이다. 다시 방안에 들어앉아 눕지않고 옛 생각을 해봤다. 어릴 적 '첫눈'은 친구들과 눈썰매를 탈 수 있는 그리고 신나게 눈싸움을 할 수 있는 겨울을 의미했다. 그래서 당시에는 오일장에 나간 어머니 보다도 '첫눈'이 더 기다려졌으니....
군대에서 '첫눈'은 노역을 의미했다. 추운 날씨에 보온이 부족한 내무실에서 어렵사리 빠져든 단잠에서 깨워 세우는 건 '눈'이었다. 연병장에 눈이 쌓이질 안도록 내리는 족족 쓸어내야 했던 기억은 '첫눈'과 함께 겨울 노역의 시작됨을 의미했다.
지금의 난 '첫눈'을 맞이하고 그 핑게로 메시지를 보낼까 휴대폰을 만지작 거리는 한편, 아침 출근길을 걱정해야 하는 속물이 돼버렸다.

초등학교 졸업문집에 썼던 동시가 기억난다.

하늘에서 눈이 내려옵니다.
반가워 두 손에 잡아 인사하면
부끄러워 녹아버리지요..
                -어린 안병무-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