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 11회 박정음 선수의 안타로 5시간 12분간 이어온 혈투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로서 넥센은 시즌 처음으로 5연승을 하게 됐다.

 오늘 9회말 2아웃 2스트라이크 2볼인 상태에서 연장으로 이어지는 동점을 만든 안타를 친 것도 박정음선수였고 연장 11회에 끝내가 안타의 주인공도 박정음 선수였다.

 내 기억으로 그는 2012년도에 넥센에 입단했다. 올해가 프로데뷔 5년차 이지만 그는 신인이다. KBO 신인상 기준으로 데뷔 5년차 까지 매년 60타수 이하로 타석에 서면 해당 년도는 신인 규정에 면제된다. 

 올해로 27세의 적지 않은 나이에 프로 5년차이지만 이제까지 출전기회가 적어 Batter's Box에 설 기회가 적었던 그는 올해도 신인상 기준이 적용된다.

 내가 박정음 선수를 또렷하게 기억하는 이유는 1루에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해서 세이프 판정을 받는 장면을 우연히 봤기 때문이다. 야구에서 보통 1루에서는 슬라이딩을 하지 않는다. 세이프 가능성에 비해 부상 위험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그리고 2루나 3루와 달리 베이스를 지나쳐도 아웃 되지 않기 때문에 굳이 부상 위험을 무릅쓰면서 슬라이딩을 하려 들지 않는다.

 그럼에도 1루에서 슬라이딩 하는 선수들이 있다. 그들은 아웃카운트 한 개와 안타 한 개가 누구보다 간절하게 생각하는 선수들이다.

 오늘의 끝내기 안타 장면보다 강렬했던 것은 그의 인터뷰 장면이었다. 진행자의 질문에 대해 반 박자 늦고 다소 어눌하게 이어지는 그의 답변에서 진심이 느껴졌고, 그가 어떤 마음으로 야구를 대하고 인생을 사는지도 어렴풋이 느껴졌다.

수훈선수 인터뷰의 막바지에 해설위원이 질문한다.

 "앞으로 어떤 야구선수, 어떤 꿈을 펼쳐가고 싶은가요?"

 "매일 간절하게 열심히 하는 선수가 되겠습니다."

고 답했다.

 간절함이 사람을 독보이게 한다. 간절함이 드라마틱한 장면을 연출한다. 간절했던 순간 순간이 이어지는 인생은 마침내 드라마가 된다.

 요즘 간절함이 삭아서 일상이 뭉실해졌다고 느끼던 터라 박정음 선수의 인터뷰와 오늘의 경기가 나를 다시 돌아보고 다듬게 했다.


ps. 박정음 선수는 올해에만 두 번째 끝내기 안타를 쳤다.


http://tvpot.daum.net/v/ve97e3wo3UOLiOVtwtlJ3iV



+ Recent posts